'결혼준비'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20.06.06 꼭 드레스이어야 하나요?
  2. 2020.06.01 영혼 털리는 웨딩박람회
  3. 2020.06.01 F**kig Ring
2020. 6. 6. 00:01

결혼식에 꽃은 신부다!
신부는 드레스를 입어야한다!
결혼식가면, 신부들에게 쏟아지는 예쁘다는 찬사!

그 이면에는 드레스는 비싸다.
한번 빌려입고,
몇 번 안 입은 드레스는 버려진다.

그래서 나는 한 번 입어보고 결심하기로 했다.

친구다 추천해 준게 있어,
청담동 웨딩북에 예약하고 갔다.

웨딩드레스도 입어볼 수 있었지만,
신혼여행지, 혼수, 스튜디오 촬영, 헤어, 메이크업 관련 자료가 엄청나게 많았다.

큰 방에 꽂혀있는 앨범들 보면서,
이 중에 어떻게 선택해라는 생각 뿐이었다.

나는 드레스랑 헤어, 메이크업을 알아서 해 주시는 줄 알았는데, 수만가지 중에 선택해야한다.
수많은 샵들,
수만가지 스타일...

드레스를 두 개 입어 볼 수 있었다.

두 개 입어보니, 내가 어떤게 어울리는지 감이 왔다. 미리 결혼한 사람들이 진한 화장을 하고 가라고 해서, 나름 공들여 화장도 하고 가서 입어봤다.

이게 내가 어울렸던 드레스였다




드레스는 혼자 입고 벗을 수도 없었다.
움직이기도 상당히 불편했다.

결심했다.

나는 이렇게 한번 입어봤음 되었고,
비싼 돈 주고 절대로 드레스를 빌리거나 사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촬영도
우리가 평소에 많이 사진을 남기고,
스튜디오도 하지 않겠다고...

남들이 다 해서 하는게 아니라,
내가 그 순간을 잘 기억하고 담아 낼 수 있는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혼은 언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코로나로 인해 더 미뤄졌다. 2020년 6월 결혼을 생각했는데, 결혼 생각도 못하게 되었다. 코로나때문이다. 부모님은 일본에 거주하셔서 오시지도 못하고, 남자친구는 대구 출신 그 친구들도 걸렸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겠다. 코로나로 결혼식을 못해서 속상했지만, 둘이 관계도 잘 생각해볼 수 있고, 서로가 원하는 결혼식도 찬찬히 준비할 수 있어서 더 좋겠다.

남들이 다 해서 하는 결혼식은 안하고 싶다. 편하게 입고 벗을 수 있는 구제 드레스 정도 구해서 입고 싶다. 그 시기가 도래하여 찾아봐야 겠다.




그래도 드레스 피팅을 위한 팁
1. 드레스는 남들이 추천해주는 것도 입어보지만, 내가 원하는게 뭘지 생각해보자. 나는 벨라인과 머매이드를 입었다.

2. 화장은 할 수 있는 만큼 해보자
화장을 진하게 해야, 입었을때 느낌을 알 수 있다

3. 머리는 푸르고 간다
피팅할때 푸르고 가면, 중간에 올리거나 묶어서 변화를 줄 수 있다. 그런데 묶거나 올리고 가면 변화를 볼 수 앖다. 

Posted by 은기
2020. 6. 1. 11:42

부재: 배고픈 하이에나의 먹이감

결혼 준비를 앞둔 친구왈.

“데이트겸 웨딩박람회 한번 가봐. 사은품 엄청줘”

그 말에 웨딩박람회에 갔다.

선착순사은품이라는 말에 강남 모 호텔로 일찍 갔다.
아침일찍이라, 사람도 없었다.

부스는 다양했다. 재무, 한복, 보석, 여행사, 피부관리, 페백, 드레스... 박람회장 들어가자 마자 여러명이 달라붙었다. 참 당황스러웠다.

예약해 둔 웨닝플래너를 먼저 만났다. 우리는 결혼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결혼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는 것도 깨달았다.

웨딩 플래너 분은 친절하셨고, 도와주는 역할이다. 하지만 우리는 결국 그 분 앞에 먹이감이었다. 자신과 함께 예약하면, 할인이 된단다. 자기 자신은 단골이라 결혼 업체들도 친절한데, 개인으로 가면 한번하고 끝나니 친절할 수가 없단다. 사기도 있다고 한다. 어차피 나는 스드메는 안할 생각이니, 이 분에 도움이 그리 필요할 것 같지 않다. 다양한 정보를 배우긴 했다.

예물, 신혼여행, 예복, 피부까지 코너별로 상담받았다. 다 내 관심밖이었다. 상담이라는 전제하에 영혼이 털리는 기분이었다.

신혼여행지는 내가 거의 가 본 곳들이라, 몰디브빼고는 갈만한 상품이 없었다. 차라리 내가 호텔이랑 비행기들 알아보는게 좋을듯했다. 하와이도 내가 부모님이랑 엄청 싸게갔다.

예복을 상담할 때, U가 약간 솔깃해보였다.
피부관리는 내가 너무 관리를 안한다며 혼났다. 그래서 해 볼까 솔깃했다.

한 곳 상담끝나면,
여기저기서 달라붙는다.

마치 나는 배고픈 하이에나에 먹이감같은 느낌이었다.

왜 이리 결혼시장이 상업화되었을까?

“일생의 한 번 뿐”이라는 명목하에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다 쓸까?

사은품 받아서 기뻤던 U였다. 돈에 예민한 U지만, 웨딩박람화에서 영혼털리는게 싫어했다. 나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이렇게 힘겹게 정보를 모아서 결혼한다는게 이상하게 다가왔다.

필립스 토스트기와 전자렌지 용기 그릇세트를 받고


웨딩박람회 참석 후, 내가 원하는 결혼 구체적으로 생각했다. 반지는 만들고, 헤어 메이크업은 아시는 분 섭외해서, 촬영도... 웨딩홀은 내가 원하는 곳을 알아보기로... 다행히 U도 쓸데없는데 돈 쓰는 건 싫어했다.

친구 촬영하는데 갔는데, 하루종일 사진찍는게 고문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되도록 스스로 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U는 다양한 박람회를 갔던 터였다. 영혼이 털리는 걸 알고 있었다 했다. 나는 박람회도 웨딩박람회도 처음이었다. 웨딩 산업이 촘촘하게 나눠있다는 걸 알았다.

웨딩박람회를 통해, 영혼이 털리면서 결혼에 대해 배웠다.

결혼의 의미 보다는 보이는 게 중요한 세상이구나! 나에겐 의미를 놓치지 말고, 해야겠구나! 다시 깨닫는 시간이었다.

결혼식은 이벤트이기도 하지만, 나에게 예배가 더 중요하다. 사실 드레스, 밥, 한복 이런게 뭐가 중요해서, 이리 돈을 쓸까?

나는 U와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우리의 색으로 살아내겠어. 순간 순간의 의미들과 행복을 기억하면서...

Posted by 은기
2020. 6. 1. 01:41

욕하고 싶은 반지

사건1) M커플의 결혼
캐나다에서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이 결혼했다.
집들이 후, 친구는 자존심이 확 상하고 이게 머냐고 이야기를 했다. 약혼 전에 반지를 사러갔는데, 점원이 살살 꼬셨다고 했다.

“월급 두달치 정도가 약혼반지고,
연봉이 결혼반지예요.
알고 계시죠.”

그 친구들은 그냥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반지라고 표현했다.

사건2) 아동 노동 착취 수업 쉬는 시간
친한 친구L과 대화

콩고의 다이아몬드 노동착취에 관한 수업이었다. 쉬는시간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아동노동착취 다큐를 보았다.
“은기야 나는 다이아몬드는 꼭 끼고 싶었어. 근데 도저히 못 끼겠네. 사실 금도...”
“나는 원래 관심은 없어서 괜찮을 것 같아. 진짜 우리 다이아몬드만큼은 피하자.”

우리가 그렇게 열광하는 다이아몬드가 어떻게 생산되는지 살펴보자. 아프리카 내에 광물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돈이 되는 사업이다. 돈을 더 벌고 싶은 사람은 노동착취를 통해 이윤을 남긴다.




나는 보석에 관심이 없다.
미국 어학연수 시절 송별파티를 하는데, 미국 할머니들이 몇 분이 보석 선물을 해 주셨다. 캐다다 사람들도 그랬다. 대부분 이렇게 말했다.

“은기야 너가 보석을 좋아하지 않는 거 알아. 그래도 때때로 할 일이 있을때 날 기억하며 해 주렴.”

소중히 잘 간직만 한다.

그렇게 배웠다. 비싸지 않더라도 보석 선물은 잘 간직하게 되는게 맞다.



U와의 만남을 하고, 결혼을 생각할 쯤이었다. 반지만큼은 의미있게 하고 싶었다. 은반지 만들기를 하러 가서 끼고 싶었다. 일본 친구가 그렇게 결혼반지를 했다는게 괜찮아 보였기 때문이다.
U는 은반지는 변색이나 모양도 변하니 이왕이면 금으로 하자고 했다.
1주년 기념으로 커플링을 맞췄고, 이게 서로에게 주는 결혼반지로 하자고 했다. 더치페이로 반지를 하자고 했기에 쿨하게 그리 했다.

대학가 반지만드는 곳에 가니, 마음에 드는 디자인은 별로없었다. 마음에 드는 디자인은 비쌌다. 어설픈 큐빅이 이상했다. 그런데 그 만큼 금이 안들어가, 더 싸다는 것이다. 갑자기 큰 돈이 나간다니 둘은 후덜덜...
막상 이곳저곳 비교해보지 못한 것 같아서,춥고 비오는 날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보석 친구에게 견적받은 이야기도 해보았다. 옆에 백화점도 가서 비교하고, 보석가게도 가봤다.

한 시간 고민하다가, 만들기로 했다.

광내고 모양만들고...
생각보다 광도 안나고, 힘들었다.

마무리는 사장님이 해 주셨다.


모양만들기 작업 중

 

완성 사진


제안은 내가 했는데, U가 열심히 만들었다.

사실 약간의 기스도 있고 모양이 균일하게 나오지는 않았다. 그래도 모양이 우리 추억이 있어 소중하다.

나도 L브랜드 반지가 예쁘기는 하지만, 그 돈 주고 끼는 건 못하겠다.

왜 이리 웨딩, 커플 시장의 보석들이 비싼지 모르겠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징표정도의 의미를 두면 되지 않을까?

웨딩라인은 비싸고 화려한 건 정도 안간다. 연봉과 반지 규칙을 말하던 M이 말했다. F****** Ring 세상이다.

U도 회사 동료들이 14K반지로 결혼반지를 대신하냐고 잔소리를 들었단다. 반지가 남자의 자존심처럼 말하는게 우습다. 돈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다지만, 그 돈의 양이 담기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비싼 보석을 선물받아야 사랑을 확인하는게 아니다.

그 사람이 진정 좋아할게 무엇일지 생각해보고,
기쁘게 할 물건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그 과정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물론 브랜드과 비싼 물건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다시한번 생각해보자! 우리가 좋아하는 보석이 누군가에게 노동착취 된 물건이라는 것을!

나는 내 삶!
내 마음이 빛나는 삶을 살고 싶다.
그렇게 반지를 열심히 만들어 준 U에게 고맙다.

Posted by 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