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 3. 07:09

대학원에 입학한 지 3주 되었을까?

사회 과학 논문에 대한 여러 가지 방법을 배우는 수업이었다.


교수님은 들어오자 마자, 논문 주제가 뭔지 생각하고,

옆 친구들에게 돌아가면서 생각하라고 하셨다.


그에 앞아서 "질문이 있는 사람 손을 드세요."

나는 이에 관한 질문인 줄 알고 손을 들었는데,

그 질문이 아니라, 논문에 관한 메인 주제에 관한 질문이 있는 사람인 줄 알고 손을 들었던 것이다.


교수님은 한국에서 온 학생은 입학한지 3주 밖에 안 되었는데, 주제가 있다고 칭찬하셨다.

으악! 그게 아이었는데, 동료들은 영어 못하는 학생이 또 손들었구나 생각한다.

으악!


단순한 질문에도 제대로 손을 들을 수 없다는 사실에 절망이었다.


그 절망에 빠져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논문 주제에 대해 생각하였다.


논문을 쓰는지도 모르고 학교에 입학했는데,

논문 주제를 정하라는 사실에 머리가 텅비고, 쥐구멍이라도 숨고 싶었다.


다음날까지 주제가 없는 사람은 써오라는 숙제를 받고 기숙사에 앉아 있는데,

어떻게 할지 몰랐다.


교수님이 질문이 있는 사람은 오후에 찾아오라는 말을 기억하고,

교수님 앞에 가서 말도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그냥 울었다.


교수님은 일단 잘 찾아왔다고 위로하시며,

하고 싶은 것이 뭔지
내 가슴 속에 있는 것이 뭔지 물어보셨다.


하고 싶은 것도 없고, 가슴이 말하는 것이 없었다.


그러나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데로 따라 가다보니, 내 가슴에 있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다. 


"포기하지마. 너는 지금 너가 꼭 필요한 곳에 있는 거야. 할 수 있고, 도움이 필요하면, 누구에게든 요청하렴."


하시며, 교수님의 데이타에 접속할 수 있는 아이디와 비번을 알려주시며, 

검색하는 방법까지 친절히 설명해주셨다.



그 교수님과의 상담의 시작으로 일단은 포기하지 않기로 하고 하루 하루를 버텨온 것 같다. 


Posted by 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