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23. 15:27




1. 오늘은 주일이다. Kana와 어젯밤 이야기를 했지만, 내가 교회에 갈 수 있을지조차 미정이다. 가면 다행일 분위기였다. 9시에 시작한다던 아침은 아무도 준비하지 않고 있었고, 착한 T만 움직일 뿐이다. 8시에 일어나서 화장까지 다 하고 준비해도 준비해도 할 게 없었다. 그렇다고 혼자 아침을 차려먹을 수 없는 분위기고, 일단 기다리자는 심보로 거실에 앉아서 혼자 차를 마시면서 여유있는 척하면서, 동태를 살핀다. 리차드가 아침당번이라면서 정신없이 들어와서 이것저것 준비하는 듯 싶더니만 양파가 없다고 투덜되더니, 시리얼로 하겠다고 시리얼을 꺼낸다. 10시 10분까지 기다리자 했는데, 역시나 카나는 일어나지 않는다. 어쩔 수 없다. 토니의 전화도 왔겠다. 토니의 전화를 핑계삼아 문을 열심히 열심히 두드린다. 카나가 들어오라고 하더니, 교회를 가려면 택시를 불러야 한단다. 기다리란다. 16분이되어도 소식이 없다. 에긍.. 안되겠다 싶어서, 다시 갔더니 추적추적 나온다. 역시 카나가 오니 일이 된다. 카나가 리차드를 시켜서, 콜택시를 부르게 하고, 팀과 로빈을 준비시킨다. 35분이 지나도 택시는 오지 않는다. 40분이 되어도... 아침부터 내린 눈 때문에 운전을 안하고, 택시를 타는 사람이 많아서 늦는 가부다 이해하면서 전화를 하면 1분 후에 온단다. 역시 똑같다. 어디나 늦으면 1분이라고...  우리가 말하는 몇 초와 조금만의 개념보다는 길다. 내가 예배에 늦지 않기 위해 준비 열심히 했는데, 역시 소용이 없다. T과 R은 내가 교회에 간다는 말에 그저 신나서 정신을 못 차린다. 그 동안 교회를 가고 싶었을 텐데... 오늘같이 Kana가 일어나지 않아서 교회를 가지 않았을때도 있겠다 싶었다. 그저 가고 싶은 교회 같이 가 주는게 주일에 사명이구나 싶었다. 

 야튼 늦게서야 온 택시를 타고, 성당에 갔다. 그런데 황당하게 택시에 탄 사람 모두 교회 이름을 모르는게 아닌가! 
 매주가는 T과 R은 예배를 드리는 장소이지 이름은 외우지 못하는 거다. 참 귀여웠다. 우리가 얼마나 교회에 이름을 중요시 했던가! 반성을 하게 하였다. 무슨 교회의 이름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예배를 드리러 오는 그 맘을 받아 주시지 않을까 싶었다. 그게 주님의 마음이지 싶었다. 다행히 몇 번 우리를 교회에 움직여 주었던 택시기사는 안전히 교회에 데려다 주었다. 헉쓰 벌써 강론 시간의 반은 지나가는 느낌이다. 

 정신없이 따라 들어가는데, 자리가 없다. 규칙쟁이 T은 원래 앉던 자리가 없어서 그런지 당황한다. 나는 보이는 자리 일단 3개를 잡아서 앉았다. 들어가는 내내 T의 부츠는 두꺼워서 바닥에 닿는 소리는 천장이 좋은 성당에서 울려퍼진다. 헉쓰~;ㅠ 강론에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시선! 정말 쥐구멍이라도 숨고 싶었지만... 어떻한단 말인가! 일단 자리를 찾아 앉혀야지. 앉았다.

  나는 모르고 잠바를 정리하고자 잠시 일어서는데, 나를 따라서 R이 일어서는게 아닌가! 아! 미사를 드릴 때 사람들을 따라서 매번 일어나는 구나 싶었다. 완전 귀엽다고 생각하고, 얼른 앉았다. 구석의 앞자리가 시선을 되도록 피하고 싶었다. 강론에 집중하는데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하여 설명하는 것이 아닌가! 사순절을 맞아 우리는 이웃과의 하나님과의 관계를 십자가를 묵상하면서 이뤄야 한다는 대충 그런 내용인데, 심장 한 구석을 자극한다. 

 갑자기 눈물이 날 것 같아서 또 자세를 바로 잡았는데, 헉쓰~ 또 R이 따라하는 게 아닌가! 참으로 열심히 미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동시에 왼쪽 렌즈가 이상했다. 헉쓰;ㅠ 눈은 아픈데 렌즈는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 가방을 뒤져서 거울을 찾아 눈을 찾고 또 찾기를 수차례 렌즈는 찾을 수 없었다. 눈 아픈게 걱정이 아니라. 이거 한 짝 없으면 또 십만원 날라가는데, 어떻하지? 하는 맘에 열심히 찾았다. 그 사이 내 온 몸으로 느껴지는 시선. 참으로 늦게 온 주제에 참 집중되지 않는 행동을 하는 나. 간신히 렌즈를 뺐는데, 벌써 헌금시간이다. R의 헌금은 리차드가 다른 자리에서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헉쓰 이미 헌금 바구니는 돌아갔다.ㅠ; R은 미사는 헌금을 던지는 재미로 가는 듯 싶었다. 갑자기 울려고 한다. 어떻게든 헌금을 찾아야 한다. 또 예배당을 휘저으면 걸으면서 라도 찾아야 한다. 간신히 리차드를 찾았다. 문제는 R과 헌금바구니는 아주 멀었다는 거다. 내가 영어로 잠시만 여기 있어달라고 했는데, 헌금 위원은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 아이고;;; 나도 장애인인 줄 아나 보다. 어쩔 수 없다. R을 데리고 또 예배당을 휘저으며 헌금 바구니 있는 곳으로 데려다 주었다. R은 헌금을 내서 신나게 오는데, 내 몸에 느껴지는 시선은 따갑고 따가웠다. 아마도 혼자드는 생각이었을 것이겠지만...

 계속 T가 말을 시킨다. 헌금도 했겠다. 이제는 아는 사람이 있나 없나 몸을 움직이며 체크하면서 아는 사람 누가 있는지 손가락으로 센다. 그러더니 한 명씩 얘기한다. 내가 계속 조용히 하라고 하면, 또 금방 조용히 한다. 그러다가 또 시선을 그 쪽으로 돌려서 계속 말을 한다. 

 그러다가 예배는 끝났다. 나의 캐나다에서 첫 미사는 참 정신이 없었다. 이끌어 줘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정신없게 있었는데, 그 분이 그러는 것 같았다. 내가 있잖아. 미사는 꼭 제대로 드려야 은혜는 아니단다. 그저 그들이 함께 나와 있을 수 있게 해줘. 그러시는 것 같았다. 그렇게 앞으로도 정신없을 미사. 잘 드려봐야겠다. 나도 막상 영어고, 생소한 미사다 보니 어떻게 할지 모르겠는데... 말이다. 나의 미국의 모교인 HUMC가 그리웠다. 그리고 나의 모교 꿈교회가 그리웠다. 야튼 이곳에서도 적응하여 그들이 예배를 드릴 수 있게 함께해야겠다. 예배 후, 또 오지 않는 택시를 기다리면서, 앉아있는데, 신부님께 인사를 드리고 싶었는데, 이 사람들을 두고 갈 수가 없었고, 설마 인사하러 오시겠지? 했는데... 오시지 않는다. 바빠서 그러시겠지 했지만, 우리의 수많은 무리를 거부하다니... 더 두고 보고, 팀모임때 권유해야겠다. 라르쉬 목적에 보면, 지역교회와 더불어 또 하나의 공동체를 이룬다고 나왔는데, 교류가 없는 하나라면, 그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비록 작은 악수라도... 이야기 해 보고 나눠야 겠다. 

여전히 끊임없이 내리는 눈! 3월의 이렇게 많은 눈은 이곳 사람들에게도 어색한가 부다. 나에게 캐나다의 진정한 봄날씨에 온 것을 환영한다면서 비꼰다. 야튼 소복히 내리는 땅을 보면서, 나의 맘도 이제는 제법 이 땅에 소복히 적응한 것 같다.








2. 간만에 Kana와 헬스장에 갔다. 공짜가 되는 줄 알았는데, 아니다. 거진 5달러의 값을 치렀다. ㅠ; 오늘의 운동을 열심히 하면 되는 거지... 하는 생각으로... 또 한편으로 낭중에 이거 제해주겠지... 그러나 아니었다. 한달 뒤에 꽁짜... 야튼 자전거로 시작하였는데, 역시나 몸이 힘들다. 예전 생각을 하고, 시작했는데, 10분 자전거 타기도 벅찼다. 아령을 하는데, 예전 몸이 아니다. ㅠ; 그리고 2층을 구경갔다. 할 것은 자전거 뿐이다. 또 15분정도 간신히 자전거를 탔다. 내려왔는데, Kana가 사라졌다. 어찌된 일인가! 사우나에 있나해서 들어가니, 역시나 있다. 수영복이 있으면 딱인데, 없어서, 그냥 옷을 입고 들어갔다. 서양에는 없을 것만 같았던 사우나 오늘의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었다. 한 일도 없지만... 몸이 천근만근인 Kana는 완전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라고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어찌 되었든 퍼스널 트레이너가 없으니, 운동을 어떻게 할 것인가 막막하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http://blog.daum.net/wl0242 강창근퍼스널 트레이너라고 있는 거다. 완전 많은 자료 덕에 즐거운 헬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나 몸의 현재 상태를 자가 진단으로 본 결과 몸 전체는 2kg정도 감량하면, 미달인 몸매인데, 복부를 진단한 결과 역시 비만이다. 열심히 운동을 하고, 식사량을 줄여야 겠다. 여기는 밥양이 많아서 걱정이다...ㅠ; 야튼 혼자 가장 작게 먹는 한이 있어도, 아름다운 몸을 만들어야 겠다. 



Posted by 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