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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10. 05:51
[중앙일보] 인터넷이 전세계적으로 상용화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중반의 일이다. 그후 15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인터넷 때문에 우리의 노동 환경, 생활 습관, 사고 방식, , 놀이 문화가 엄청나게 바뀌었다.

몇날 며칠이 걸리던 일이 불과 몇 초만에 뚝딱 끝나버리고 수 세기 동안 갈고 닦아온 전통과 기술들이 하루 아침에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인터넷 덕분에 불의를 고발하고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기기도 하지만 같은 문명의 이기를 이용해 누군가 무심코 올린 동영상 때문에 아무 죄 없는 사람들의 삶이 유린되고 파괴되기도 한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상품, 비즈니스 모델, 생활 습관 등등 많은 것들이 사라졌다. 영국 일간 데일리 텔래그래프 지는 ‘인터넷 때문에 사라진 50가지’를 골랐다. 이 가운데 30개를 추려 소개한다(무순).

1. 정중한 논쟁의 기술

유튜브 창시자들의 공허한 말싸움만 그런 게 아니겠지만 인터넷은 분명히 토론을 더욱 신랄하게 만들어 독설과 가시돋힌 말들이 판을 치게 만든 게 사실이다. 댓글로 시끌 벅적한 블로그 세상의 대부분은 의견 차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 반대 의견을 말할 때도 ‘행동 강령’을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망각하기 쉽다.

2. 약속 지키기

휴대폰이 없던 시절에는 약속 시간을 칼 같이 지켜야 했다. 요즘엔 조금 늦어질 경우 실례를 범하지 않으려면 약속 시간 5분전에 상대방에게 문자 메시지만 보내면 된다.

3. 앨범 처음부터 끝까지 듣기

인터넷 덕분에 싱글이 다시 뜨고 있다. 이를 두 가지 시각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하나는 시시한 노래 두 세곡까지 포함해 트랙 8개를 모두 참고 들어야 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라디오헤드의 ‘암네시악’같은 제대로 만든 앨범은 어떻게 될 것인가. 또 음악 듣는데 한푼도 지불하지 않으려고 하는 세상에 1장에 2만원 하는 음반을 파는 일은 전망 좋은 사업은 아니다.

4. 전화번호부

전화번호부를 뒤져 책방에 전화를 걸어 어떤 책이 있는지 물어 볼 필요가 없다. 아마존에 주문하면 된다. 웬만한 전화번호는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낼 수 있다.

5. 집중력

이메일, 트위터, 휴대폰 메시지, 미니홈피, 네이버 뉴스를 오가다 보면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를 때가 많다. 멀티 태스킹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6. 변신

대학 입학 전에 겨울방학을 이용해 성형수술을 하는 사람이 많다. 새로운 얼굴로 태어나기 위해서다. 하지만 미니홈피에 올린 어린 시절 사진을 누가 보기라도 한다면?

7. 시계

손을 들어 시계를 보는 것이 시간을 보기 위해 호주머니를 뒤져 휴대폰을 꺼내는 동작보다 훨씬 우아하다. 하지만 멋진 시계와 휴대폰을 사는 것보다 근사한 휴대폰 하나 장만하는 게 낫다.

8. 편지 쓰기, 펜팔

이메일은 빠르고, 싸고, 편리한 통신 수단이다. 친구로부터 손으로 쓴 편지를 받는 것은 극히 드물면서도 추억까지 되살리는 즐거움이다.

9. 기억력

기억이 어렴픗하거나 확실히 기억이 나는 사실까지도 구글이나 위키피디아로 잠시 검색해보면 확인된다. 머리를 쥐어짜며 기억을 떠올릴 필요가 없게 됐다.

10. 쓸데 없이 시간 보내기

약속 시간보다 1시간 일찍 도착해 물끄러미 창밖만 보고 있거나 읽은 책을 다시 읽을 필요가 없어졌다. 주변에 널린 PC로 인터넷 서핑을 하면 된다.

11. 사진 앨범과 슬라이드 쇼

우리가 찍은 사진을 다른 사람과 함께 돌려 보는 방법은 미니홈피, Flickr, 그리고 Snapfish같은 디카 프린트 사이트다. 올해초 미국 코닥 사는 수요 급감으로 슬라이드 필름 코닥크롬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12. 함께 TV 시청하기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는 모습을 동네 만화가게나 얼음집에 모여 함께 시청하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엔 오즈(OZ 한국), 훌루(Hulu 미국), 아이플레이어(iPlayer 영국) 덕분에 가족 친구끼리 서로 다른 시간대에 같은 프로그램을 볼 수 있게 됐다. TV 방송의 홈페이지에서 ‘다시 보기’도 가능하다. 물론 여럿이 함께 보면서 즉석에서 서로의 느낌을 나누는 것은 어려워졌다. 또 스포츠 경기나 라이브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방송과 같은 시간에 봐야 제맛이다.

13. 저작권의 집행력

음반사, 영화사, 언론사들이 저작권 보호를 위해 노력 중이지만 댐이 넘쳐 흐르는데 수문을 막는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14. 결혼 축하 전보

물론 이메일이 전보를 받았을 때의 느낌을 대신할 수는 없다.

15. 유명 인사에 대한 소문의 궁금증

위키피디아만 봐도, 네이버만 검색해도 유명인 관련 소문의 진위를 확인할 수 있다.

16. 스포츠 경기 스코어 이튿날 아침에 알기

궁금한 경기 결과를 신문을 보고서야 알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엔 경기 결과가 리얼타임으로 생중계된다. 자동차에 아이폰만 설치하면 된다. 신문은 경기 결과보다 해설과 분석 기사를 싣는다.

17. 책 뒷장에 붙은 신간 주문서

아마존 닷컴에서 소개하는‘이 책을 산 사람들이 구입한 책’들이면 충분하다.

18. 전화번호 외우기

친구 전화번호 몇 개쯤은 훤하게 외우던 시절이 있었다. 이젠 콘택트 북(contact book.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을 입력, 검색하는 소프트웨어)에 입력하면 끝난다.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19. 의사나 다른 전문가에 대한 존경심

건강 관련 웹사이트의 범람으로 의사의 지위가 약화됐다. 의사의 진단은 온갖 사이트에서 출력한 프린트물로 무장한 환자들의 도전을 받고 있다.

20. 팬진

종이로 된 팬진(팬클럽 회보)보다 블로그나 미니홈피, 팬 사이트가 훨씬 자유로운 소통의 공간을 제공한다. 또 구독자도 훨씬 많다

21. 유명인의 죽음으로 마음이 동요되지 않는 유일한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트위터(실시간 메시징과 웹의 결합 형태)는 세상을 떠난 유명인에 대한 우스갯 소리의 교환소가 되어왔다. 약간 천박하긴 하지만 ‘팬들의 애도’로 인한 역겨움을 해소하는 좋은 처방이다.

22. 권위있는 사전, 참고문헌

지금도 믿을 만한 정보를 찾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위해 돈까지 지불하진 않는다.

23. 주류 언론

미국의 시애틀 포스트 텔리겐서, 로키 마운틴 뉴스는 이미 문을 닫았고 영국의 옵저버도 폐간을 눈앞에 두고 있다. 무가지, 무료 인터넷 뉴스의 등장, 인터넷 광고 시장의 확대로 모든 미디어 조직의 근간을 이루는 비즈니스 모델이 위협받고 있다.

24. 빅토르 유시첸코

우크라이나 공화국의 오렌지 혁명은 구체제에 저항한 운동권 학생들이 인터넷의 힘으로 이뤄낸 것이다. 빅토르 유시첸코가 권좌에서 물러난 것은 인터넷의 힘 때문이다.

25. 휴가철 뉴스에 대한 무관심

한 때 외국 여행을 다녀온 후 공항에 도착해 신문 1면을 펼치는 것은 스릴 넘치는 경험이었다. 누가 죽은 사람은 없나. 큰 사고는 나지 않았나. 하지만 요즘 해외 휴가 중에도 인터넷 스위치를 켜고 국내 뉴스 헤드라인을 보고 싶어한다.

26. 외국어의 신비

Babelfish 같은 사이트는 조금 거칠긴 하지만 웬만한 외국어는 즉석에서 번역해준다. 믈론 원어의 뉘앙스나 리듬을 살리는 것까지 기대하면 곤란하다.

27. 점심시간

오늘 점심시간에 책상에서 떠나 본 일이 있는가. 아니면 샌드위치를 시켜 먹으면서 개인 e메일을 보내거나 주말을 이용해 이스탄불 관광을 다녀오는 요금을 체크하는가.

28. 프라이버시

인터넷으로 감시 문화가 만연하게 된 데 대해 정부에 항의할 수 있다. 하지만 빅 브라더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개인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유출되고 있다.

29. 지리 실력

자동차에서부터 스마트폰까지 GPS 시스템의 도입으로 A에서 B까지 가는 길을 잘 안다고 해서 별로 부러워할 필요가 없게 됐다. 택시 운전사들도 네비게이터로 다니기 때문에 길을 물어 보면 잘 모른다. 런던 시내 골목골목을 샅샅이 알아야 자격증을 주는 런던 택시 운전수라면 모를까.

30. 직업 여성의 명함, 길거리의 호객 행위

섹스는 길거리보다 온라인에서 싸고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고 팔 수 있게 됐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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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면 이제 인터넷이라는 것은 내 삶의 일부이다. 그러나 휴대폰 등은 인터넷에 포함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어찌되었던 문명의 생활의 편리를 가져온 것은 사실이지만, 발달과 함께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생길 것이다. 언젠가는 전보 편지에 대한 것을 일일히 설명해야 할 시기가 올 것이다. 빠르고, 편리하지만, 그렇다고 시간이 그 시절보다 더 많고 여유로운 것 같지 않다.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달려있고, 어찌보면 기계의 시간에 따라가다 그 속도에 지칠 수도 있다. 내 시간의 속도와 문명의 속도를 어떻게 조합하여 사라가느냐가 중요하다. 크로노스적 시간 구조 속에서 빠름을 요구하기 보다, 카이로스적 시간 구조 속에서 그 분과 어떻게 살아가느냐! 그것이 중요한 것 같다.  

 또한 문명은 계속 발달 하면서, 그 속도 역시 더 빨라질 것이다. 아니면 전부 일 것 같은 이 인터넷이라는 구조도 원시적인 구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조화를 이루어 지금의 이 시대를 누려보자! 지금의 나에게 최고이고, 최선이라고 생각하자!








Posted by 은기